[고양이의 비밀]한밤중의 간질간질한 위로

요 며칠 계속 깜깜한 한밤중 아무 이유도 없이 잠에서 깨.  
나도 내가 깬 줄도 모를 정도로 스르륵.

아, 또 잠이 깨버렸구나- 하며 희끄무레한 블라인드가 눈에 들어올 정도가 되면 내 눈이 처음 닿는 거기에 씨씨가 앉아 있어. 우리집에서 제일 작은 첫째 고양이 씨씨가 얌전히 앉아 기다리고 있다가 내가 눈을 맞추면 낮고 작게 들리락말락한 소리로 그릉 그르릉 거리며 침대로 사르륵 올라오는거지. 빨간 벨벳 쿠션 위에 우아하게 자리를 잡듯이 옆으로 다가와 앉아. 작은 고양이답게.

그러니까 씨씨는 내 잠냄새를 맡고 오는 게 틀림없어.그렇지 않고서야 내가 눈을 뜰 때마다 거기에 앉아 있을리가 없잖아. 내가 부스스 잠에서 깨면 그 냄새를 알아차리고는 자기도 소리없이 말랑말랑한 발바닥으로 스륵스륵 다가오는 거야.

혹시나 내가 슬퍼서 그런걸까봐, 한숨이라도 쉴까봐 폭신하고 말랑한 몸을 나에게 바짝 붙이고는 긴 털로 내 얼굴을 간질 간질. 동그랗고 조금 불쌍하게 생긴 눈을 나랑 맞추면서 갸르릉 갸르릉. 그러다보면 아까 그랬던 것처럼 다시 잠이 들어. 그래서 내 잠냄새가 다시 솔솔 나기 시작하면 씨씨도 자리로 돌아가는거지.  

내 작은 고양이가 나에게 주는
한밤중의 조용한 위로
한밤중의 간질간질한 보살핌


 








by jjay | 2007/10/05 18:19 | LIFE LESSON FROM CAT | 트랙백 | 핑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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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CATAIL 의 고양이 꼬리같.. at 2009/03/05 19:50

... 귀가 밝은지 내 기운이 사그라드는 소리까지 듣고는 뽀얗게 쌓이는 먼지보다 더 살금살금 내 앞에 내려앉는다. 이런 위안을 어디서 찾겠어. 이 녀석들 아니면- [고양이의 비밀]한밤중의 간질간질한 위로 ... more

Commented by mini at 2007/10/05 19:34
첫째 답군요 ^^ 착해라..
Commented by 라엘 at 2007/10/05 23:37
^ㅅ^ 아아아 사랑스러운 씨씨님. 왠지 JJAY님 새 포스트가 있을 것 같아서 들렀는데, 짠짠! 포스트가 있었네요! 기쁩니다! ^^
Commented by 쏘휸 at 2007/10/06 00:06
이런 글, 몹시 좋아해요
Commented by 타비 at 2007/10/06 05:58
와아앙 ;ㅁ;
Commented by 마르 at 2007/10/07 19:11
아... 너무 잘 표현했어요. 첫째들은 그런걸까?
Commented by 꼬마 at 2007/10/08 13:13
흠.. 이런 느낌.. 이구나..
Commented by 뚜비두 at 2007/10/13 03:18
아아아. 그 위안 잘 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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