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목욕만큼 곤욕스러운게 또 있을까 싶다. 아니, 곤욕이라기보다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은 다 똑같을텐데 목욕을 한번 시키려면 일주일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엉덩이 털에 달랑달랑 붙어 딸려 나오는 똥덩어리도 눈살 찌푸리지 않고 입으로 숨쉬며 떼어줄 수 있고, 암모니아냄새를 견디면서 고양이 화장실 벽에 붙은 오줌감자덩어리 벅벅 긁어 떼어내줄 수 있다.하지만 고양이 목욕만은 정말 무섭다고. 특히 우리집 세 자식놈들 중에 가장 무서운 년은 당연하게도 씨씨년. 그나마 씨씨가 발정때는 고분고분 하기때문에 발정떄마다 씻기고 있다. 흑, 발정도 견디기 어려운데 목욕이라니 씨씨야 미안하다, 하지만 언니도 살아야지.
이제는 좀 요령을 터득해서 예전처럼 오육십센티에 육박하는 긴 발톱자국과 피를 보거나 하는 일 없이 신속정확하게 끝내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씨씨는 분노 분노 분노.
표정을 보아라. 목욕이 끝나도 풀리지 않는 저 분노
그러나 잠시 후 처량함으로 바뀌고,
그러다 결국은 체념하고 물에 흠뻑 젖은 털을 그냥 받아들인다. 흑 씨씨, 미안해. 하지만 너 너무 기름지고 드러워서 빨아야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