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근하게 한 솥 가득 끓여야, Beef Stew


나는 이런 one-pot-meal 을 굉장히 좋아한다.
만들기 쉽고, 정감있는 맛에, 설겆이도 냄비 하나다. 두꺼운 무쇠냄비에 뭉근하게 푹 끓여낸 스튜나 캐서롤 스프도 좋고, 통째로 구운 치킨이나 고기 덩어리도 좋고,one plate 로 해결되는 파스타도 사랑한다. 커다랗고 투박한 무쇠냄비에 살짝 끓어 넘친 음식을 식탁 한 가운데 무심하게 올려놓고 빵이나 파스타, 밥을 곁들여 찌개처럼 나눠먹는 게 최고다. 두꺼운 무쇠냄비와 넘치는 스튜를 보면 푸짐한 체격의 이태리아줌마를 보는 것 같아 미소가 스윽 지어지고 만다. (아, 내가 그렇게 되려나...쩝)

돌돌 떨면서 밤샘 촬영을 한 애인을 위해서 한 냄비 끓였다. 난 이거 말고 옆에서 다이어트용으로 끓인 양배추야채스프따위나 먹었지. 양배추를 고기처럼 씹으면서. (그래도 만들어둔 치킨스톡이 맛있어서 먹을만했다)

비프스튜도 소고기가 들어가서 그렇지, 냉장고 청소용으로 그만인 음식. 우선 냉장고로 가서 무엇이 있는지부터 확인하라. 감자, 양파, 당근, 샐러리 정도가 기본이라면 기본. 난 감자, 양파, 당근 그리고 주키니호박과 버튼머쉬룸(양송이), 그리고 쪼글쪼글해져서 못먹기 직전인 방울토마토를 넣었다. 냉장고는 이제 깨끗!
 
잡소리는 그만 하고 여기서부터 레서피
 
감자, 양파, 양송이, 주키니, 당근, 샐러리 등 각자 준비한 재료를 전부 손질해서 먹고 싶은 크기로 썬다. 보통 카레 만들 때 큰 감자 덩어리를 선호한다면 크게 넣고 아니면 말고- 난 이쁘게 큐브로 썰었다. 요즘 칼질에 재미붙여서 야채썰기를 즐기는 중이라 그러시다. 귀찮으니까 그냥 감자도 네등분해버리고 그래도 굳굳. 요리 모양이 무심한듯 시크해진다. 풉-

다 썰어서 한쪽에 밀어놓고, 고기도 비슷한 크기로 썰어서 소금 후추간을 해 둔다. 팬을 뜨겁게 달구고 오일(베이컨을 볶은 후의 그 기름으로 볶아도 맛있다! 이 경우 베이컨은 다 볶은 후 덜어둘 것) 을 두른 다음에 밑간해두었던 고기를 넣고 볶는다. 한 10분정도 잘 브라우닝되게 볶은 다음채소를 모두 투입. 달달달- 잘 볶을 것.카레도 미리 고기와 야채를 잘 볶은 다음 끓이면 훨씬 맛있단다.  어느 정도 됐으면 밀가루를 한 스푼 정도 넣고 잘 섞는다. 고기에 달라붙으면서 전부 다 끈적-하게 코팅된다. (이건 프랑스식 소고기와인스튜, 비프브르기뇽을 할 때 쓰는 방법인데 그냥 해봤다. 귀찮으면 패스-) 만들어둔 치킨스톡 3컵과 레드와인 한 컵을 붓는다. 소금후추간도 잊으면 안되고, 타임이 있으면 타임도 조금, 오레가노가 좋으면 오레가노도 살짝 넣는다. 아, 월계수잎도 한 장 잊지 말자. 치킨스톡이 없으면 쉽게 살 수 있는 치킨스톡맛을 내는 큐브도 오케이. 하지만 뭐든 직접 만든 맛보다는 못하지. 그것도 없으면 그냥 물! 토마토홀캔을 따서 토마토 3개정도를 짓이긴 다음 넣는다.(토마토홀도 없으면 토마토로 어떻게 되겠지만 저게 맛있다. 혹시 냉장고에 시중에서 파는 스파게티토마토소스가 있다면 그것도 "아주" 나쁘지는 않다. 맛에 대해 관대하다면) 국물도 빼먹지 말자. 이건 재료양이 베이킹처럼 크루셜한 음식이 아니니 대강 냄비에 넘치지 않을 정도로 알아서 결정하시라. 진짜 상관없다니까. 자기만의 맛을 개발하는 편이 더 재밌지. 아무튼 위의 양은 2인분이다. 여기에 화이트와인 식초가 있다면 한 스푼- 비네거의 시큼하고 쏘는 맛이 스튜에 엑센트가 된다.

그리고 뚜껑을 닫고 뭉근히 끓이는 것만 남았다. 나는 그냥 시간이 있는대로, 맘 내키는 대로 끓이는 편인데 고기가 부드럽게 씹힐 정도까지 끓인다. 토마토의 맛도 신 맛에서 어느새 잘 어우러진 구수한 맛으로 변한다. 보통 책에는 1시간 정도라고 나와 있으니 참고. 뚜껑을 닫아 오븐에 넣고 200-250도 정도에서 1시간쯤 두어도 좋다. 가스불에 끓일 경우, 가끔 바닥이 눌지 않게 저어주는 센스만 발휘한다면,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전부 다 쓸어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심플하고 훌륭한 비프스튜를 먹을 수 있다!

맹맹한 바게트나 포카치아, 아니면 살짝 소금간해서 삶은 파스타 종류 (오르끼에뗴가 잘 어울릴 것 같다), 이도 저도 아니면 쌀밥이랑 같이 먹어도 그렇게 맛있을 수 없다. 뼛속에 들어올 것 같은 한기도 다 가시는 따끈한 손안의 비프스튜 한 그릇. 무쇠냄비를 나르느라 팔뚝이 두꺼워진 푸짐한 체격의 넉넉한 이태리아줌마같다. 레드와인을 한 잔 곁들이면 술 한 병을 다 비우면서 한 냄비 혼자서도 거뜬하다. 이렇게 한 그릇 먹고 나면 잠이 절로 온다.



알아보기어렵다고 하시길래 포인트만 하이라이트.
하지만 원래 주절주절 말많은 요리책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나도 어쩔수없다.
다음부터는 끝에 1,2,3으로 정리된 정없는 레서피도 추가하겠음.
by jjay | 2007/11/29 14:19 | COOK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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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그대로두기 at 2007/11/29 15:10
우와. 깜짝.
그렇잖아도 스튜를 해볼까 했는데. 이리 친절한 레시피를.
저도 얻어 온 고기가 있어서요.
게다가 저 팔 빠지게 무거운 무쇠냄비까지.
양배추 수프도 끓여 볼까 했으니.
jjay님 식생활과 여러모로 비슷하네요.
그 양배추 수프도 꽤 맛있죠?
Commented by jjay at 2007/11/29 15:14
그대로두기/ 다행히 스톡이 맛있어서 그나마 먹을만했어요. 흑.
하지만 맛있으면서도 왠지 이건 다이어트용이야! 라고 생각하니 맛없어지는 기분. 잔뜩 찌푸리며 먹고 있습니다. 흑-

토마토를 빼고 채소도 머쉬룸, 당근, 양파 정도로 줄인 다음 피노누와같은 가벼운 레드와인을 비프스톡이랑 넣으면 멋들어진 프렌치가정식 비프 브르기뇽 이 된답니다. 이것도 맛있어요.
Commented by 자이드 at 2007/11/29 20:56
으음; 다 좋은데 보기가 좀 힘들군요.
Commented by jjay at 2007/11/29 21:18
자이드/ 네, 제 스타일이에요. 전 주절거리는 게 좋거든요. 요리책도.
Commented by 뚜비두 at 2007/11/29 21:43
저도 주절주절 말 많고 꼬치꼬치 참견하는 듯한 요리책이 좋아요. 얼핏 보기에 짧고 간결하고 일목요연한 요리책들은 사실 초보들에겐 함정투성이죠. 당해본 경험이. ㅠㅜ
Commented by 빈틈씨 at 2007/11/29 23:28
아 맛있겠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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