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에 아기때부터 알아왔던 영자를 며칠 전 TNR 했다.
아직 병원에 입원중인데 오늘 중으로 찾아올 생각.
내일부턴 조금 따뜻해진다 하길래 어제 찾아왔어야 했던 아이를 하루 더 입원시켰다.
2010년 가을에 3개월쯤 된 아기가 2011년 성묘가 된 후 내가 본 것만 다섯번쯤 임신.
하지만 한 번도 새끼를 데리고 오지 않은 걸 보면 아마 새끼가 전부 다 잘못된 게 아닐까 싶어 더 안타까웠다.
겨울이 끝나기 전에 해줘야겠다 생각했는데 동네 고양이 한 마리가 벌써 냉큼 봄냄새를 맡고 봄준비로 발정을 시작해
나도 서둘러 친구에게 통덫을 빌려 잡았다.
내가 더 미안할 정도로 영자는 단 한 톨의 의심도 없이,
"어? 밥이 첨 보는 이상한 데 속에 있네. 응, 새 식당인가?" 하고는 스윽 들어가 잡혀주셨다는-

하지만, 이건 생각보다 훨씬 미안하고, 훨씬 속상하고, 훨씬 힘들더라.
뒤로 갈수록 더 그렇더라. 처음 데려다 놓았을 땐 애가 겁먹어 미안했고, 수술이 끝나고 병원 입원실에 있는 걸 보니 또 미안하고, 밥 한 톨 안 먹고 웅크려 있는 모습도 속상했고, 잘린 귀를 보았을 때도 그렇게 마음이 아플 수가 없었다. 집 마당의 고양이 한 마리를 나랑 비슷하게 TNR 보낸 친구는 "눈 절대 보지 마요!" 라고 할 정도. 괜한 트라우마를 만들어 준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네.
수술 다음날 병원에 보러 가 영자야- 하고 불렀더니 날 알아보는 눈빛. 근데 그 흔들리는 눈빛이 원망과 불신과 배신의 눈빛 같아 미안해 죽을 뻔. 지난 1년반동안 겨우 좁힌 거리 20cm 가 다시 이제 2m가 될 듯. 한동안 오지도 않겠지. 흑-

(영자: 네가 나한테 이럴 줄이야 )
영자를 풀어주고 다음은 달이인데, 달이는 조금 더 특별한 아이라 벌써 걱정이다.
달이는 ㄴ워낙 애교도 많고 예쁜 아이라 입양을 보내고 싶은 욕심도 있는데, 역시 성묘아이는 잘 안되는 듯.
지금 데리러 가서 마당에 놓아줄 생각인데 이것도 이것대로 마음이 아프니 굳게 맘먹으러는 또 다른 친구의 조언.
우리 마음을 얘네도 알아주길-




덧글
금동이 2012/02/10 13:54 # 삭제 답글
아아... 읽는 저도 마음이 아파서...부디 마음을 알아주길 기도합니다....
뽀도르 2012/02/10 14:11 # 답글
귀 자르는 거 말고 다른 표시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끔 들던데.. 쉽지는 않겠죠....코토네 2012/02/10 14:42 # 답글
눈빛을 보니 화가 크게 났네요;;;셔플동맹 2012/02/10 15:05 # 답글
제가 밥주는 길냥이..하양이도 자꾸 임신을 해서.. 이번에 날 따뜻해지면 해줄려고 했는데..한달째 안보이네요.. 이렇게 길게 안보인적이 없었는데.
하양이가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누가 데리고 갔을꺼라고 생각하고 있네요..
catail 2012/02/10 15:18 #
날 따뜻해지면 이미 늦어요.이미 봄이 오고 있어서 아이들이 발정이 시작되고 짝짓기를 하려 하더라고요.
지금이 딱 좋은데
하양이 얼른 나타나길0
Yi Yeu 2012/02/10 15:10 # 답글
달이는 전에 기르던 물고기 이름하고도 같고 사진이며 동영상 보면서도 참 눈에 밟히는데..유학생 처지가 슬프네요. 언젠가 또 눈에 마음에 들어오는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사는 동네엔 길고양이가 거의 없네요. 밥이라도 챙겨줄 아이가 있으면 좋을텐데..